지금 이 글은 제가 직접 운영하는 서버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들 덕분에 쓸 수 있었습니다. 클라우드 서버, 그것도 공짜로요.
어떻게 그게 가능했냐고요? 사실 저도 처음엔 그럴 생각이 없었습니다.
시작은 “야근을 줄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었습니다
2025년 11월, 저는 회사 업무에서 반복적으로 하는 작업들을 자동화할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n8n이라는 자동화 도구를 알게 됐어요.
쉽게 말하면, 코딩 없이도 “A가 되면 B를 해라” 같은 흐름을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써보니 꽤 쓸만했어요. 문제는 하나였습니다.
“내 컴퓨터를 꺼버리면, n8n도 같이 꺼진다.”
자동화 도구가 제 퇴근과 함께 퇴근해버리니, 24시간 돌아가야 할 자동화가 의미가 없었죠.
AI한테 물어봤더니 “오라클 클라우드”를 추천해줬습니다
막히면 AI한테 묻는 게 요즘 제 방식입니다. 제미나이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핵심을 딱 짚어줬습니다.
“로컬(내 PC)이 아니라, 인터넷 어딘가에 있는 서버에 n8n을 올려두면 됩니다. 그게 바로 VPS(가상 서버)예요.”
그러면서 여러 유료 서비스들을 소개해주다가, 마지막에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오라클 클라우드는 ‘평생 무료’ 등급이 있는데, 성능이 엄청납니다. 4 CPU에 24GB RAM — 월 7~8만 원짜리 서버를 공짜로 쓸 수 있어요. 단, 가입이 좀 까다롭습니다.”
솔깃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밑져야 본전이지, 한번 해보자.’
가입은 생각보다 험난했습니다
AI가 미리 경고해준 대로, 오라클 클라우드 가입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영문 주소, 카드 정보, 해외 결제 설정… 한 가지라도 어긋나면 가입이 튕겨나갔습니다. AI한테 화면을 캡처해서 보여주며 하나씩 물어가며 겨우겨우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가입 확인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드디어! 이제 무료 서버를 쓸 수 있겠구나!’
기뻤습니다. 정말로요.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한 건 그냥 회원가입이었고, 진짜 관문은 그 다음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빈 자리가 없습니다” — 5일간의 클릭 전쟁
회원가입 후 드디어 서버 생성 화면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만들기 버튼을 누르자마자 이런 메시지가 떴습니다.
“Out of host capacity.”
자리가 없다. 그게 무슨 말인지 처음엔 이해가 안 됐습니다. 공짜 서버 자리가 꽉 찼다는 거였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같은 무료 서버를 노리고 있으니까요.
제미나이가 알려준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누군가 서버를 반납하면 자리가 생깁니다. 생각날 때마다 계속 시도해보세요. 언젠가는 됩니다.”
그 말을 믿고 5일 동안, 생각날 때마다 클릭했습니다. 밥 먹다가 한 번, 출퇴근하면서 한 번, 자기 전에 한 번. 결과는 매번 같았습니다.
Out of host capacity. Out of host capacity. Out of host capacity.
나중엔 버튼 누르기도 전에 이미 알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유료 전환 후 — 단 한 번에 성공
결국 방법을 바꿨습니다. 무료 계정(Free Tier)에서 유료 계정(Pay As You Go)으로 전환한 겁니다.
‘유료’라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무료 서버 자체는 여전히 무료로 쓸 수 있고, 무료 한도를 넘는 사용량에 대해서만 비용이 청구되는 방식입니다. 즉, 무료 범위 안에서만 쓰면 돈이 나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유료 계정으로 전환한 뒤, 다시 서버 생성 버튼을 눌렀습니다.
한 번에 성공했습니다.
5일 동안 수십 번 실패하던 게, 딱 한 번 만에 됐습니다. 유료 계정으로 전환하면 100% 성공이 보장되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 경험으로는 차이가 확실했습니다.
오라클 클라우드 무료 서버 생성 전 꼭 알아두세요
혹시 저처럼 도전해보실 분들을 위해, 제가 겪으며 정리한 주의사항입니다.
① 홈 리전은 신중하게 고르세요 가입할 때 선택하는 홈 리전(서버 위치)은 나중에 절대 변경할 수 없습니다. 무료 서버는 홈 리전에서만 만들 수 있으니, 처음 선택이 중요합니다. 서울/춘천은 경쟁이 치열하고, 일본(도쿄/오사카)은 비교적 여유가 있습니다. 속도 차이는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② 반드시 Ampere(A1) 인스턴스를 선택하세요 서버 생성 시 프로세서를 고를 때, VM.Standard.A1.Flex (Ampere) 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게 바로 4 CPU, 24GB RAM의 고성능 무료 서버입니다. AMD나 Intel을 고르면 무료 등급이지만 성능이 훨씬 낮습니다.
③ 무료 계정으로 안 되면 유료 전환을 고려하세요 무료 계정 상태에서는 Out of Capacity 에러가 계속 날 수 있습니다. Pay As You Go로 전환해도 무료 한도 내에서 쓰면 요금이 발생하지 않으니,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됩니다. 단, 실수로 무료 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사용량은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④ 카드 등록은 꼼꼼하게 영문 이름, 청구지 주소, 카드 번호 하나라도 틀리면 가입 자체가 거절됩니다. 체크카드보다는 신용카드가 안정적이고, 해외 결제 차단이 풀려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저는 월 7~8만 원짜리 서버를 공짜로 손에 넣었습니다. 그 이후의 이야기 — 이 서버에 뭘 설치하고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